영화 샤이닝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명 공포 영화로 스티븐 킹의 1977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영화와 원작의 차이, 캐스팅 그리고 진짜 공포에 대해 알아보려합니다.
1. 영화 샤이닝과 원작의 차이
영화 샤이닝의 원작은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1977 년 스티븐 킹의 소설입니다. 영화 샤이닝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소설의 시발점은 꽤나 독특합니다. 스티븐 킹은 스탠리 호텔이라는 곳에 비수기 마지막 개장일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은 거의 비어있었고, 마치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느낌 때문인지 스티븐은 소방차가 따라오고 어린 아들이 호텔 복도를 뛰어다니며 소리 지르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꿈이었고, 이 꿈에서 깬 스티븐은 본인이 작가로서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라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이러한 불안감을 작품의 주인공 (잭 토런스)에 대입하여 오버룩 호텔의 관리자 역할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작품은 가족으로서 더 이상 기능하지는 못하는 가족의 모습과 초자연적인 현상을 접목해 만들어졌습니다. 호텔의 어두운 비밀과 신비한 초자연적인 스토리로 가득 찬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110만 부 이상 판매 되었습니다. 이 책을 조명한 것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입니다. 그는 혁신적인 영화 제작으로 이미 유명한 감독이었으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만났고, 그는 굉장한 공포감에 사로잡혔다고 합니다. 결국 제작에 돌입한 큐브릭 감독은 전통적인 유령 이야기가 아닌 독특한 소재에 열광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영화나 마찬가지로 영화화되면서 원작과는 크게 내용이 바뀌게 됩니다. 샤이닝과 원작의 차이를 간단하게 말해봅니다. 하나의 예로 소설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목인 (샤이닝)은 실제 영화에서는 의미를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큐브릭은 이 이야기를 정신분석적 부분에 초점을 맞추며 주인공의 내면에 더 치중하였습니다. 초자연적인 현상과 호텔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제 인지, 잭의 공상인지 불확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원작과의 괴리로 큐브릭 감독과 스티븐의 많은 마찰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성공했고 심지어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고전과도 같은 위치까지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영화 샤이닝과 원작의 차이 덕에 영화는 원작과의 차별점을 가져 더 흥행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2. 캐스팅
큐브릭의 캐스팅 선택은 영화 샤이닝을 형성하는 데 정말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영화에 가장 중요한 주인공으로 폭력적인 연기로 유명한 잭 니콜슨을 캐스팅하였습니다. 합을 맞춰보는 자리에서 니콜슨은 주인공 잭의 변동성과 광기를 강조하며 연기했지만, 스티븐 킹은 니콜슨이 점진적으로 광기에 빠지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처음부터 미친 것처럼 보이는 연기를 하기를 바라며 연기의 전면을 바꾸도록 했습니다. 웬디 토런스 역에 캐스팅된 셸리 듀발은 심약하고, 자의적인 행동이 별로 없는 역할로 캐스팅되었습니다. 촬영 장면에서 큐브릭 감독이 듀발을 감정적 극한까지 밀어붙여 그 뒤로 듀발이 영화계를 은퇴한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이 사실을 몰랐던 당대의 평론가들은 그녀의 연기가 가볍고, 단편적이라며 비난했지만 이후 그녀가 학대와 괴롭힘에 맞서 웬디라는 여성을 묘사한 것을 반대로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주요 인물인 잭의 아들 대니 역에는 대니 로이드라는 다섯 살짜리 아역 배우가 캐스팅되었습니다. 큐브릭은 웬디에게 하던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의 관계가 아닌, 로이드에게는 공포가 아닌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며 어두운 영화의 영화에 영향받지 않도록 신경 썼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사람의 캐스팅 만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영화의 배경이 될 장소의 캐스팅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샤이닝 팀이 심혈을 기울여 캐스팅한 오버룩 호텔은 샤이닝의 배경이지만 또 그 자체로 캐릭터입니다. 오버룩 호텔은 오리건주의 팀버라인 로지에서 자연환경의 영감을 받았습니다. 겨울이 되면 주위가 눈으로 덮여 몇 달간 외부와 차단이 된 채 고립되는 호텔이라는 것이 공포영화의 배경으로 사용하기에 매우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영화는 설정상 11월이 되면 내리기 시작하는 폭설로 인해 최소한의 관리 인원만 남기고 5월까지 폐쇄되는 호텔이라는 곳이 주요 장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전으로 내부는 영국에 실제 존재하는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호스피스 시설에서 영감을 받아 세트로 제작되었습니다. 큐브릭 감독은 오버룩 호텔을 친숙하면서도 매우 불안하게 느끼도록 설계했습니다. 잠재의식적인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해 건축적 요소를 뒤틀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버룩 호텔에는 아무도 내다보지 못하는 창문과 아무 데로도 이어지지 않는 복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낯설고 복잡한 디자인은 잭의 심정적 내부 방향 감각 상실과 오버룩 호텔의 초현실성과 폐쇄성을 돋보이게 합니다. 소설에서 불안감을 증폭하는 요소로 이용이 된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미로였습니다. 이 책에서 오버룩 호텔의 정원에 있는 토피어리 생물들은 살아 움직였지만, 큐브릭은 잭의 계략과 궁극의 파멸을 상징하기 위해 그들을 미로로 대체했습니다. 미로는 특히 잭이 눈으로 덮인 복도를 통해 대니를 쫓는 틈새 클라이맥스에서 영화에 등장했습니다. 참고로 실제로 오버룩 호텔은 존재하는 호텔입니다. 영화와는 다르게 오리건 주 클라카마스 카운티에 있는 팀버라인 로지(Timberline Lodge)라는 곳에 있습니다. 스키어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며 겨울에는 절대 폐쇄되지 않는 장소입니다.
5. 진짜 공포
이 영화에서 말하는 진짜 공포는 무엇일까요? 저는 주인공 잭 토런스의 정신적 붕괴라 생각됩니다. 그는 작가로 삶을 이어가고 있지만 딱히 눈에 띄는 후속작도 없고, 또 써나갈 만큼의 경제적 능력도 없어서 오버룩 호텔의 관리자로 취직하게 됩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눈 덮인 산중의 호텔에 고립되어 호텔 관계자 외에는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고, 어떠한 새로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작가로서의 실패에 대한 압박 그로 인한 알코올 중독이 잭의 정신과 마음을 한없이 무너뜨립니다. 잭이 알코올과 스트레스로 점점 망가지면서 폭력적이고,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한 면을 보는 가족 또한 상처와 두려움으로 함께 망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잭의 폭력성은 아내에게도 표출되지만 어린 아들 대니에게는 엄청난 상처였고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또한 실제인지 정신의 불안함에서 나온 것인지 모를 많은 환영들이 잭을 따라다니고 그로 인해 이미 망가진 잭은 점점 더 피폐해집니다. 결국 사람에게 진짜 공포란 한 사람의 정신적인 불안과 붕괴가 한 가족과 스스로를 얼마나 비참하고 처참하게 망가 뜨릴 수 있는가이지 않을까요. 이에 대한 고찰이 스티븐 킹과 큐브릭 감독이 조명한 샤이닝의 가장 주요한 주제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