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이라이즈는 2016년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 차이점이라는 주제로 영화와 책의 다른 점을 살펴보고, 고층빌딩이라는 주제로 건물의 상징에 대해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폭력과 혼돈이라는 주제로 이 이야기의 고층 건물이 왜 혼란에 빠지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영화 하이라이즈의 차이점
가장 먼저 영화 하이라이즈의 영화와 소설의 차이점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벤 휘틀리(Ben Wheatley)의 2015년 영화 하이라이즈(High-Rise)는 J.G. 발라드(J.G. Ballard)의 1975년 디스토피아 소설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원작의 핵심 내용을 충실히 담고 있지만, 분위기,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 사건의 전개 방식에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면 원작에서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창의적인 선택에 대해 보다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차이점 중에 가자 먼저 살펴볼 내용은 시대적 차이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는 의외로 시대를 옮기지 않고 소설의 1970년대 시간적 배경이 유지했습니다. 소설은 당시 사회적, 경제적 압박을 반영한 시대의 산물이었습니다. 반면, 영화는 보다 스타일화된 접근 방식을 취합니다. 영화는 여전히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특정 역사적 순간에 국한되지 않은 레트로-미래적인 미학을 채택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현대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영화가 소설과 이어지는 느낌을 부여합니다. 이러한 디자인적 선택은 하이라이즈의 초현실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를 더욱 강조하지만, 원작이 가진 거칠고 사실적인 감각은 다소 희석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요 인물의 차이가 있습니다. 소설과 영화 모두 주요 등장인물인 로버트 랭(Dr. Robert Laing), 리처드 와일더(Richard Wilder), 앤서니 로열(Anthony Royal)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이들의 묘사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소설에서 랭은 관망적이고 내향적인 인물로, 주변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는 건물의 붕괴 과정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며, 발라드가 극한 상황에 적응하는 인간의 모습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데 적합한 인물입니다. 반면, 영화에서 랭(톰 히들스턴 분)은 보다 매혹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의 동기는 불분명하며, 하이라이즈의 광기에 빠져드는 과정은 휘틀리 감독의 시각적 비전에 맞게 초현실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영화 속 랭은 사회 계층 간의 중재자이자 상징적인 인물로서, 소설에서보다 더 깊게 확장된 인물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성격을 띱니다. 와일더의 캐릭터는 영화에서 훨씬 더 극적인 변화를 겪습니다. 소설에서 그는 권위에 도전하려는 충동적 욕망을 가진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로 묘사됩니다. 그의 폭력적 성향과 꼭대기 층에 도달하려는 집착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탐구하는 소설의 주요 주제를 부각합니다. 영화에서 루크 에반스가 연기한 와일더는 이러한 특성을 더욱 부각하는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면모를 추가합니다. 그는 건물의 계층 구조에 대한 반란을 보다 원초적이고 혼란스럽게 표현하며, 관객의 시각에 따라 영웅이자 악당으로 비칩니다. 영화는 그의 신체적 에너지와 원초적 힘을 강조하여 와일더의 서사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지만, 다소 덜 정교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소설에서 하이라이즈를 설계한 앤서니 로열은 현실과 동떨어진 사회 상류층의 무관심을 상징하는 신과 같은 인물로 묘사됩니다. 영화에서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기한 로열은 이러한 초연한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인간적인 취약함도 드러냅니다. 그의 랭 및 다른 거주자들과의 상호작용은 자신이 초래한 혼란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 로열은 보다 복잡한 인물로 느껴지지만, 이로 인해 소설에서 그의 역할이 가지는 상징성이 약간 약화됩니다. 그리고 서사의 차이도 존재합니다. 소설의 서사는 직선적이며, 독자들을 하이라이즈가 무법 상태로 추락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안내합니다. 발라드의 문체는 정밀하며, 인물들이 악화되는 환경에 적응하는 심리적, 사회학적 측면에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 영화는 보다 단편적인 구조를 선택합니다. 영화는 혼돈의 장면으로 시작해 사건의 초기로 돌아가는 방식을 사용하여 건물이 붕괴하는 과정을 반영하는 혼란스러운 효과를 만듭니다. 이러한 비선형적 접근은 소설의 차분한 진행 속도를 희생하지만, 필연성과 공포의 감각을 더욱 강화합니다. 소설은 냉철하고 초연한 분위기로,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에 대한 발라드의 관심을 반영합니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종종 차갑고 거의 과학적인 정확성으로 묘사됩니다. 반면, 영화는 보다 직관적이고 어두운 유머를 담고 있습니다. 하이라이즈의 붕괴 과정에서 나타나는 터무니없는 면모가 강조되며, 이는 소설의 어두운 분위기와 대비됩니다. 이러한 분위기의 변화는 일부 관객에게는 영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게 하지만, 원작이 가진 철학적 깊이를 약화시킬 위험도 있습니다. 소설과 영화 모두 하이라이즈가 혼돈 속으로 추락함에 따라 증가하는 폭력을 다루지만, 묘사의 방식은 다릅니다. 소설에서 폭력은 심리적인 면에 중점을 두며, 종종 암시적으로 표현됩니다. 발라드는 등장인물들의 내적 변화를 강조하며, 폭력을 배경으로 사용합니다. 반면, 영화는 폭력을 보다 직접적이고 스타일화된 방식으로 묘사합니다. 휘틀리의 접근 방식은 충격 가치를 높이고 영화라는 매체의 시각적 특성에 부합하지만, 원작의 미묘한 접근 방식을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영화는 소설에 비해 여성 캐릭터에 더 많은 비중을 둡니다. 발라드의 소설에서 여성들은 종종 상징적 존재나 서사적 도구로 묘사되는 반면, 영화는 이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합니다. 샬럿(시에나 밀러 분)과 헬렌(엘리자베스 모스 분)과 같은 캐릭터들은 보다 복잡하게 묘사되며, 하이라이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한 대안적 관점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적 감각을 반영하지만, 성별 역학을 의도적으로 상징적으로 묘사한 발라드의 원작과는 거리를 둡니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여권이 신장된 부분을 현대적으로 접목시킨 것이 아닐까 합니다. 소설은 사회를 비판하는 어조를 띄고 있습니다. 이후 개봉한 영화 역시 사회 비판의 뉘앙스를 띄고 있기는 하지만 접근 방식과 뉘앙스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살펴봅니다. 소설과 영화 모두 계층 분화와 사회 구조를 비판하지만,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발라드의 소설은 문명이 얼마나 취약한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하이-라이즈를 사회적 붕괴의 은유로 사용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비판을 유지하면서도 하이라이즈 붕괴의 미학적, 존재론적 측면에 더 중점을 둡니다. 그 결과, 영화는 보다 초현실적이고, 1970년대의 구체적인 사회적, 경제적 현실에 덜 기반을 둔 서사가 됩니다. 벤 휘틀리의 하이라이즈는 시각적으로 강렬하고 주제적으로 풍부한 J.G. 발라드의 소설 각색작이지만, 톤, 등장인물 묘사, 서사 구조에서 상당한 자유를 취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사회적 붕괴에 대한 차분하고 내성적인 탐구를 제공하는 반면, 영화는 보다 혼란스럽고 직관적인 해석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알고 나면 영화에 몰입하는 데에도, 그리고 영화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관객의 해석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2. 고층빌딩
벤 휘틀리(Ben Wheatley)의 2015년 영화 하이라이즈(High-Rise)는 J.G. 발라드(J.G. Ballard)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영화 속 고층빌딩은 단순한 배경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이 고층빌딩은 사회적 지위, 현대 생활에서의 고립, 그리고 무제한적인 발전과 특권이 초래하는 심리적 도덕적 타락을 상징하는 은유로 작용합니다. 건물의 디자인, 주민들, 그리고 결국 붕괴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이 하이라이즈는 인간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줍니다. 이 고층빌딩은 층수에 따라 사회 계층적 불평등에 대해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이라이즈는 본질적으로 계층 불평등을 수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각 층은 사회적 경제적 지위의 단계를 나타냅니다. 상층부에는 부유한 엘리트들이 거주하며 넓은 아파트, 호화로운 편의시설, 그리고 탁 트인 전망을 즐깁니다. 반면 하층부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하며, 더 좁고 어두운 생활공간과 제한된 시설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건축적 위계질서는 실제 사회 구조를 반영하며, 부와 특권이 하층 계급의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는 방식을 나타냅니다. 영화 속 로버트 랭(톰 히들스턴 분)은 중산층 의사로, 중간층에 거주하며 중재자적인 위치에 놓입니다. 그는 타락한 상류층과 분노에 찬 하류층 사이에서 완전히 어느 한쪽에 속하지 않습니다. 랭이 건물 내부를 탐험하며 거주자들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을 통해, 하이라이즈가 유지하려 했던 사회적 질서의 취약성이 드러납니다. 이 은유는 건물의 내부 시스템이 고장 나기 시작하면서 더욱 강력해집니다.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고, 쓰레기가 쌓이며, 정전이 혼란을 야기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현대 사회가 질서와 편안함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이 인공적인 시스템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하이라이즈의 물리적 붕괴는 단순히 건물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결속이 무너지는 것을 상징합니다. 특히 불평등이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이러한 붕괴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하이라이즈는 현대 생활이 초래하는 고립의 영향을 보여주는 은유이기도 합니다. 인구가 밀집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이 건물은 공동체보다는 고립을 조장합니다. 각 주민은 점점 더 자기중심적으로 변하며, 아파트에 틀어박혀 의미 있는 인간적 교류를 차단합니다. 이러한 고립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현대인들이 겪는 외로움의 상태를 반영합니다. 수천 명과 가까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깊은 고독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영화는 냉담하고 잔혹한 건축양식을 통해 이러한 소외를 강조합니다. 콘크리트 벽과 차가운 복도는 하이라이즈가 지닌 비인간적이고 실용적인 특성을 부각합니다. 주민들이 원시적인 혼란 속으로 빠져들 때조차도 그들의 행동은 종종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협력적이지 않습니다. 하이라이즈는 원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이상적인 공간으로 설계되었지만, 결국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폐쇄적 감옥으로 변모합니다. 이 고층빌딩은 진보의 환상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이라이즈는 현대성과 기술에 내재된 진보의 환상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 건물은 앤서니 로열(제레미 아이언스 분)이 설계한 자급자족형 이상적 공동체로, 전통 사회의 제약에서 거주자들을 해방시키겠다는 약속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하이라이즈의 기술적 발전이 얼마나 취약하며, 평등과 조화에 대한 약속이 얼마나 허구적인지가 드러납니다. 영화 속 로열의 펜트하우스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정원과 말이 있는 이 오아시스 같은 공간은 자연으로의 회귀와 더 높은 이상적인 삶을 암시하지만, 동시에 그의 비전이 특권에 기반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하이라이즈는 도덕적 또는 사회적 진보 없이 이루어진 기술적 발전이 기존의 불평등과 긴장을 더욱 심화시킬 뿐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하이라이즈는 인간 심리를 나타내는 은유로 볼 수 있습니다. 각 층은 인간 행동과 욕망의 다른 측면을 상징합니다. 생존과 쾌락이라는 기본적인 본능부터 권력과 통제를 향한 야망까지 말입니다. 건물이 혼란 속으로 빠져들수록 이는 주민들의 심리적 붕괴를 반영합니다. 하이-라이즈는 그들의 내적 갈등을 투영한 공간으로, 억눌린 욕망과 두려움이 점점 더 파괴적인 방식으로 드러나는 장이 됩니다. 건물의 수직적 구조는 문명의 위태로운 균형을 상징합니다. 금이 가기 시작하면 물리적이든 은유적이든 간에 질서의 얇은 겉모습은 벗겨지고, 그 아래 숨겨진 원초적 본능이 드러나게 됩니다. 영화 하이라이즈에서 이 구조물은 인간 사회와 심리를 탐구하는 복합적이고 강력한 은유로 기능합니다. 이는 진보의 약속과 그 이면에 숨겨진 모순을 들추어내며, 고립과 불평등의 세계에서 인간 본성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붕괴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3. 폭력과 혼돈
마지막으로 영화 하이라이즈를 폭력과 혼돈의 주제로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하이라이즈(High-Rise)에서 폭력과 혼란은 이야기의 핵심 주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 구조 붕괴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 영화는 점진적으로 무질서로 빠져드는 과정을 묘사하며, 이를 통해 문명의 취약성,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 그리고 계급 투쟁에 내재된 폭력성을 탐구합니다. 영화는 잔혹함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진보의 대가와 질서와 혼란 사이의 얇은 경계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이 영화가 전달하는 주요 메시지 중 하나는 문명이 매우 취약한 구성물이라는 점입니다. 적절한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 하이라이즈는 처음에는 질서 정연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공동체로 보이지만, 사소한 문제들이 순식간에 대규모 혼란으로 이어집니다. 엘리베이터의 고장, 정전, 쓰레기 더미의 축적은 거주자들이 폭력으로 치닫는 촉매제가 됩니다. 이러한 붕괴는 현대 사회의 불안정성을 강조합니다. 기술과 통제 시스템에 대한 의존은 허울뿐인 안전감을 조성할 뿐이며, 이 시스템이 실패하면 사회적 계약은 무너지고 원초적 본능이 표면화됩니다. 거주자들이 점점 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자신들의 삶을 통제하던 규칙과 구조에 대한 신뢰를 잃었음을 나타냅니다. 하이라이즈는 계급 갈등의 온상이며, 폭력은 이러한 갈등을 표현하고 해결하는 주요 수단이 됩니다. 하층부의 거주자들은 자원과 기회의 부족에 좌절하여 상층부의 거주자들이 누리는 과잉과 특권에 반발합니다. 이 계급투쟁은 단순히 배경에 머물지 않고 이야기의 핵심 동력이 되며, 불평등이 어떻게 분노를 낳고, 궁극적으로 반란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계급 기반 폭력의 묘사는 잔인하고 냉혹합니다. 신체적 충돌에서 살인에 이르기까지 점점 커지는 혼란은 체계적 불평등이 초래하는 파괴적 결과를 반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폭력은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상류층 역시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동등하거나 더 큰 무자비함으로 대응합니다. 이러한 상호적인 잔혹함은 억압과 저항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폭력의 순환성을 드러냅니다. 하이라이즈가 혼란에 빠져들면서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도덕적 사회적 정체성을 버리고 가장 원초적인 본능에 굴복하게 됩니다. 폭력은 단순한 생존 수단이 아니라 자기표현의 형태가 되며, 지배력을 주장하거나 억눌린 좌절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영화는 이러한 타락 과정을 강렬하게 묘사하며, 극단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빠르게 사회적 도덕을 버릴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로버트 랭의 변모는 눈에 띕니다. 처음에는 수동적인 방관자였던 그가 점차 폭력에 가담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의 추락은 하이라이즈 자체의 붕괴를 반영하며, 혼란이 단순히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 본성의 내재적인 일부임을 암시합니다. 거주자들의 행동, 예컨대 방탕한 파티나 식인 행위는 도덕성이 완전히 붕괴된 모습을 반영하며, 문명과 야만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듭니다. 폭력과 혼란은 대체로 파괴적인 힘으로 묘사되지만, 하이라이즈의 거주자들에게는 해방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사회적 도덕의 제약에서 벗어난 이들은 건물 밖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행동을 마음껏 즐깁니다. 일부에게 이 무질서로의 몰락은 해방감을 주며, 권력과 목적을 박탈당한 세계 속에서 자기 주도권을 되찾는 방법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방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무제한적인 혼란은 결국 엔트로피로 이어져, 하이-라이즈를 원시적 폐허 상태로 전락시킵니다. 한때 자부심을 가졌던 현대적 유토피아의 주민들은 본능과 욕망에만 지배되는 동물과 구별할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합니다. 영화의 암울한 결말은 이러한 혼란이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질서가 붕괴될 때 인류가 맞이하게 될 궁극적인 종착점임을 시사합니다. 휘틀리 감독의 연출은 폭력과 혼란을 묘사하는 데 또 다른 층위를 더합니다. 감독은 이를 불편하면서도 매혹적으로 미학 화하여 관객이 폭력과 혼란을 이중적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영화의 초현실적이고 스타일화된 화면은 관객에게 거리감을 주며, 폭력이 피할 수 없는 동시에 이상하게 아름답게 느껴지도록 만듭니다. 이러한 미학적 접근은 거주자들이 주변의 잔혹함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모습을 반영합니다. 폭력을 이처럼 묘사함으로써 영화는 관객들에게 자신의 반응을 직면하도록 강요합니다. 아름다움과 잔혹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 모호한 묘사는 기존의 도덕적 판단을 흔들며, 혼란의 매력과 파괴의 유혹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영화 하이라이즈에서 폭력과 혼란은 단순한 서사적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 비판을 이루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들은 현대 문명의 취약성, 불평등의 위험성, 그리고 문명의 표면 아래에 숨겨진 어두움을 폭로합니다. 등장인물과 관객 모두를 도덕적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인간 본성과 사회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듭니다. 결국, 하이라이즈의 혼란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혼란을 비추는 거울이며,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있는 세상에 대한 경고로 작용합니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영화 속 하이라이즈가 어떻게 강력한 은유로 작용하는지, 그리고 폭력과 혼란이 영화의 주제를 전달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